오버워치2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듭니다. 조준이 자꾸 목표를 지나치거나, 반대로 뒤에서 붙은 적을 돌아보다가 죽는다면 실력 문제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감도가 지금 내 플레이 스타일과 맞지 않는 상태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감도 이야기는 유독 정보가 뒤엉켜 있습니다. 누구는 800 DPI에 5를 쓰라고 하고, 누구는 400 DPI가 정석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숫자들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말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비교 가능한 단위부터 잡고, 영웅별 경향과 내 감도를 찾아가는 절차까지 순서대로 정리하겠습니다.
오버워치2에서 감도가 유독 중요한 이유
오버워치2는 조준 방식이 완전히 다른 영웅들이 한 게임 안에 섞여 있습니다. 크게 보면 트레이싱 계열과 플릭 계열로 나뉩니다. 트레이싱은 움직이는 적을 조준점으로 계속 따라가며 붙잡아 두는 방식이고, 플릭은 목표 지점으로 순간적으로 조준점을 던지듯 옮기는 방식입니다.
이 두 방식은 요구하는 감도가 정반대에 가깝습니다. 트레이싱은 손목과 팔의 미세한 제어가 중요하니 감도가 낮을수록 유리한 면이 있고, 플릭은 짧은 거리 이동으로 넓은 각도를 커버해야 하니 지나치게 낮으면 팔이 마우스패드 밖으로 밀려납니다. 오버워치2에서 감도 고민이 끝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한 감도로 모든 영웅을 완벽하게 커버하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목표는 정답 하나를 찾는 게 아니라, 내가 주로 하는 영웅군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나머지 영웅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지점을 잡는 것입니다.
eDPI: 서로 다른 셋업을 비교하는 공통 단위
eDPI는 effective DPI의 줄임말로, 마우스 DPI와 인게임 감도를 곱한 값입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 eDPI = 마우스 DPI × 인게임 감도
- 800 DPI에 감도 5를 쓰면 eDPI는 4000
- 400 DPI에 감도 10을 쓰면 eDPI도 똑같이 4000
- 즉 위 두 셋업은 화면상 회전 속도가 사실상 동일합니다
누가 감도 3을 쓴다고 할 때 그 숫자만으로는 아무 정보도 얻을 수 없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DPI를 함께 알아야 비교가 됩니다. 감도 이야기를 할 때는 항상 eDPI로 환산해서 말하는 습관을 들이면 혼선이 크게 줄어듭니다.

cm/360: 실제 손이 움직이는 거리
eDPI가 숫자 비교용이라면, cm/360은 몸으로 느끼는 지표입니다. 캐릭터가 제자리에서 정확히 한 바퀴 도는 데 마우스를 몇 센티미터 움직여야 하는지를 뜻합니다. 값이 클수록 저감도, 작을수록 고감도입니다.
측정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마우스패드에 시작 지점을 표시하고, 게임 안에서 지형지물 하나를 조준점에 맞춘 뒤 마우스를 한 방향으로 밀어 정확히 같은 지점으로 돌아올 때까지의 거리를 재면 됩니다. 한 번에 안 되면 반 바퀴를 재서 두 배 하면 됩니다.
cm/360이 유용한 이유는 마우스패드 크기와 그립 방식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eDPI가 아무리 이상적이어도 한 바퀴 도는 데 필요한 거리가 내 마우스패드 폭을 넘어가면 실전에서는 쓸 수 없는 감도입니다. 저감도를 쓰고 싶다면 마우스패드부터 넉넉한 크기로 바꾸는 게 순서입니다.
영웅에 따라 감도 취향이 갈리는 이유
여기서는 특정 영웅에 몇이 정답이라고 단정하지 않겠습니다. 사람마다 그립과 팔 길이, 마우스패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영웅을 해도 편한 감도가 달라집니다. 대신 왜 취향이 갈리는지 그 경향만 짚어 두면 스스로 판단하기 쉬워집니다.
히트스캔 계열
쏘는 즉시 명중 판정이 나는 히트스캔 영웅은 조준점을 목표 위에 정확히 올려 두는 안정성이 핵심입니다. 특히 원거리에서 작게 보이는 적을 맞히려면 조준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조차 손해입니다. 그래서 히트스캔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감도, 즉 cm/360이 큰 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프로젝타일 계열
탄이 날아가는 시간이 있는 프로젝타일 영웅은 적이 갈 위치를 미리 계산해서 쏘는 예측 조준이 중요합니다. 조준점을 목표에 고정하기보다 목표 앞쪽 빈 공간으로 던지는 동작이 많아서, 극단적으로 낮은 감도는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기동성이 높은 영웅
벽을 타거나 순간이동, 급강하로 위치를 빠르게 바꾸는 영웅은 시야 전환 자체가 생존과 직결됩니다. 뒤를 돌아보는 데 두 번 세 번 마우스를 들었다 놓아야 한다면 그 사이에 이미 상황이 끝나 있습니다. 이런 영웅을 주력으로 한다면 감도를 조금 높게 잡거나, 저감도를 유지하되 넓은 마우스패드와 안정적인 리프팅 동작을 확보해야 합니다.
프로 선수들의 감도는 대체로 어느 범위인가
특정 선수의 이름과 정확한 수치를 외우는 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장비가 바뀌면 값도 바뀌고, 무엇보다 그 사람의 체격과 자세에 맞춰진 값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넓게 보면 이런 경향이 관찰됩니다.
- 프로 단위에서도 eDPI 편차는 상당히 넓게 분포하며, 저감도부터 중간 감도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 특히 정밀 조준 비중이 큰 포지션일수록 cm/360이 큰 저감도 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 기동성 위주 포지션이나 서포터는 시야 확보 필요성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낮은 감도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 DPI 자체는 400에서 1600 사이가 흔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곱한 결과인 eDPI입니다
- 공통점이 있다면 대부분 한 번 정한 감도를 오래 유지한다는 점입니다
마지막 항목이 사실 가장 중요합니다. 프로 감도를 그대로 복사해도 효과가 없는 이유는, 그들이 잘하는 이유가 그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에 수천 시간 적응했기 때문입니다. 남의 값을 참고 범위로만 쓰고, 최종 결정은 내 손으로 하는 게 맞습니다.
내 감도를 찾는 단계별 절차
감도 찾기는 감이 아니라 절차로 접근해야 합니다. 아래 순서대로 진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 1단계. 현재 eDPI와 cm/360을 측정해서 기록합니다. 출발점을 모르면 조정 결과도 해석할 수 없습니다.
- 2단계. 내가 최근 30게임에서 가장 많이 한 영웅 두세 명을 정합니다. 감도는 주력 영웅 기준으로 맞춥니다.
- 3단계. 사격 연습장이나 커스텀 게임에서 정지 표적과 움직이는 표적을 각각 일정 시간 시험합니다.
- 4단계. 조준이 목표를 지나치는 오버슈팅이 잦으면 감도를 낮추고, 목표에 못 미치는 언더슈팅이나 시야 전환이 답답하면 높입니다.
- 5단계. 조정 폭은 한 번에 10퍼센트 내외로 제한합니다. 크게 바꾸면 무엇 때문에 좋아졌는지 알 수 없습니다.
- 6단계. 바꾼 값으로 최소 며칠에서 일주일은 고정합니다. 처음 며칠의 어색함은 감도가 나빠서가 아니라 적응 중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 7단계. 그 기간의 실전 결과를 확인하고 유지할지 되돌릴지 결정합니다.
다른 FPS에서 오버워치2로 감도 옮기기
다른 FPS를 하다가 오버워치2로 넘어왔다면, 익숙한 손 감각을 버릴 이유가 없습니다. 게임마다 감도 슬라이더의 내부 계수가 달라서 같은 숫자를 넣어도 실제 회전 속도는 다르지만, cm/360을 기준으로 맞추면 손 감각을 거의 그대로 가져올 수 있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원래 하던 게임에서 cm/360을 측정합니다. 그다음 오버워치2에서 같은 방식으로 측정하면서, cm/360이 원래 값과 비슷해질 때까지 인게임 감도를 조절합니다. 계산기를 쓰지 않아도 이 방식이면 충분히 맞출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변수는 시야각입니다. 게임마다 기본 시야각이 다르고, 시야각이 넓으면 같은 cm/360이라도 화면상 목표가 작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cm/360을 맞춘 뒤에도 미묘하게 다르다면 시야각 차이 때문일 수 있으니, 그 상태에서 몇 퍼센트만 미세 조정하면 됩니다.

도르로 감도별 교전 클립을 비교하는 방법
감도 조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판단입니다. 방금 진 교전이 감도 때문이었는지, 포지션이 나빴던 건지, 그냥 상대가 잘한 건지 기억만으로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감도 실험은 반드시 기록을 남기고 해야 합니다.
도르는 무료 게임 녹화 및 클립 도구라서 플레이를 켜 두기만 하면 교전 장면을 남길 수 있습니다. 감도 A로 며칠, 감도 B로 며칠 플레이한 뒤 같은 상황의 클립을 나란히 놓고 보면 판단이 훨씬 명확해집니다.
- 조준점이 목표를 지나쳤다가 되돌아오는 장면이 많은지 확인합니다. 잦다면 감도가 높은 쪽입니다.
- 적이 옆이나 뒤로 붙었을 때 시야 전환이 늦는지 봅니다. 늦다면 감도가 낮거나 마우스 리프팅이 비효율적입니다.
- 근거리 난전에서 조준점이 목표를 따라가지 못하고 헤매는지 관찰합니다.
- 원거리 조준 시 조준점이 미세하게 흔들리는지 확인합니다.
- 같은 영웅, 비슷한 거리의 교전끼리 묶어서 비교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체감보다 화면이 정확합니다. 감도를 바꾼 직후에는 낯설다는 이유만으로 나빠졌다고 느끼기 쉬운데, 클립을 보면 실제로는 조준 궤적이 개선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반대로 편하다고 느꼈는데 계속 오버슈팅하고 있는 것도 영상으로만 잡힙니다.
정리
오버워치2 감도에는 모두에게 맞는 정답이 없습니다. 대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있습니다. eDPI로 남과 비교하고, cm/360으로 내 환경에 맞는지 확인하고, 주력 영웅의 조준 방식에 맞춰 방향을 정하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주 바꾸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도를 계속 만지는 사람은 어떤 감도에도 익숙해지지 못합니다. 작게 조정하고, 충분히 유지하고, 기록으로 확인하는 순서를 지키면 어느 순간 조준을 의식하지 않게 되는 지점이 옵니다. 그때가 맞는 감도입니다.


